Monday, January 21, 2013

인동덩굴


Q: 인동덩굴이 퀜틴이 캐디를 성적 대상으로 느낄 때(근친상간적 욕망) 포크너가 의도적으로 심어 놓은 거라고 배웠는데 이게 맞나요? 또 다른 의미도 있나요?
하나만 더요. (댓글수정이 안된다는... ㅜ.ㅜ) 인동덩굴의 의미에 대해서 공부할 수 있는 책 좀 소개해주세요. 제가 영문과 학생이라서 헤헤,,,

A: 인동덩굴에는 여러 종류가 있는데 소설의 인동덩굴은 Lonicera japonica인 것으로 보입니다. 향기가 감미롭고 꿀이 있어서 꿀벌을 끄는 꽃입니다. 소설의 꽃은 아래의 사진과는 달리 아마 노랗거나 흰색일 겁니다. 제가 옛날에 살던 뉴저지의 집 뒷마당 울타리에도 인동덩굴이 무성해서 여름날 저녁이면 그 향기가 은은하게 공기 중에 돌아다니곤 했습니다.



12세기 프랑스의 여류 시인 마리 드 프랑스의  브르타뉴어 설화시에서 인동덩굴과 개암은 불운의 트리스탄과 이졸데를 각각 상징합니다. 포크너는 인동덩굴의 향기를 성(sex)의 상징으로 사용했습니다. 로버트 프로스트는 인동덩굴을 열정적인 사랑의 상징으로 쓰기도 했습니다. 원산지인 중국에서 인동덩굴은 정열을 의미한다고 하죠.  유럽의 민담에서 인동덩굴이 집 근처에서 만발하면 1년 내에 결혼식이 있으리라고 합니다. 루벤스는 <인동덩굴 그늘>이라는 그림을 그려 불멸의 사랑에 대한 상징으로 배경에 인동덩굴을 사용했습니다.



본문에서 하나만 예로 들겠습니다.

하지만 나는 울음을 그칠 수 없었다 캐디가 축축하고 단단한 젖가슴에 내 머리를 안고 있었다 캐디의 심장이 쿵쿵거림이 없이 확고하고 천천히 뛰었다 어둠 속 버드나무 숲이 드리운 곳 물살이 콸콸거렸으며 인동덩굴의 물결은 공기 중에 부유(浮游)했다 내 팔과 어깨는 내 몸 밑에 비틀려 있었다 (203:13-17)
but I couldnt stop she held my head against her damp hard breast I could hear her heart going firm and slow now not hammering and the water gurgling among the willows in the dark and waves of henysuckle coming up the air my arm and shoulder were twisted under me (152:24-28)

심장이 안정적으로 (firm) 천천히 (slow) 뛰는 캐디의 가슴에 머리를 기대자 퀜틴의 마음이 누그러집니다. 물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퀜틴은 인동덩굴 냄새에 취해 잠이 드는 듯합니다. 그리고 곧바로 몸에 깔려 있던 팔에 쥐가 난다는 문장이 뒤따릅니다. 이 두 문장 사이에 퀜틴이 잠이 들었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래서 "내 팔과 어깨 내 몸 밑에 비틀려 있었다"는 사실은 '내 팔과 어깨 내 몸 밑에 비틀려 있었다'가 되어야 더 정확할 것입니다.

뭐야 뭐하는 거야
캐디의 몸에 힘이 들어갔고 나는 몸을 일으켰다 (203:20-21)
what is it what are you doing
her muscles gathered I sat up (152:29-30)

잠을 자고 나자 조금 앞서 있었던 일(캐디의 흙 묻은 엉덩이)과 관련된 죄의식에서 벗어난 퀜틴은 발기한 상태에서 잠이 깬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자 캐디는 "뭐야 뭐하는 거야"라는 반응을 보이며 긴장합니다 - 몸이 경직됩니다. 누워 있던 퀜틴은 발기된 자신을 보고 당황스러워 하며 그것을 숨기려고 일어나 앉습니다.

이렇게 인동덩굴은 성과 사랑, 특히 비극적인 사랑을 암시합니다.

인동덩굴에 대해 따로 다룬 책은 제가 아는 것이 없습니다. 제가 참고한 비평서가 여럿인데 그중 인동덩굴과 관련해서 하나만 꼽자면 Richard C. Moreland가 편집한 A Companion to William Faulkner (Malden, MA: Blackwell, 2007)을 들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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